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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인터뷰 : Christian Westphal in Copenhagen

조회 수 1282 추천 수 0 2009.10.20 02: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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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난 Ole Yde 에 이어서, 동경 컬렉션에 참여하는 덴마크 디자이너와 가진 두 번째 인터뷰입니다. Christian Westphal 이에요. 디자이너 이름을 딴 브랜드 Christian Westphal 은 전통적인 장인 기술과 젊은 감수성을 동시에 가진 고급 남성복입니다. 유렵에선 이미 가장 촉망 받는 브랜드 중 하나이고요, 이번 컬렉션은 그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험 무대라고 할 수 있지요. 

이에 RSS 는, 그의 지금 심경과 Christian Westphal 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들어보았고요. 또한 패션에 몸을 담고 있는 전문가로서, 혹은 선배 디자이너로서 패션에 대한 기본 철학을 들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잘 생긴 남자는, 프랑스 유학 시절 펑크 뮤지션이기도 했으며, 팀 버튼과 구로사와 아키라의 오랜 팬이라고도 하더군요. 말씀도 아주 잘 하시니까, 끝까지 한번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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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선, 컬렉션을 앞둔 지금 심정이 어떠신가요? 

네. 이번 S/S JFW (Japan Fashion Week) 에 초대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무대에 우리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다니, 매우 흥분되는 게 사실이에요.

RSS 는 이번 JFW 에서, 덴마크 디자이너의  활약상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데요. 괜찮다면 다시 한 번, 덴마크 패션 산업에 대해 소개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역사적으로 덴마크는 가구나 건축 디자인, 은제품과 수공예 자기가 유명했지요.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패션의 역사가 그리 긴 편은 아닙니다. 가격이나 품질에 있어서는 중간 정도의 수준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최근엔 그 저변에 점차 넓어져서, 소재나 품질 면에서 최고급을 추구하는 브랜드도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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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러면 이제부터, Christian Westphal 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할 터인데요. RSS 가 항상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렀고, 그리하여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알고 싶은 것이죠.

가령 당신은 덴마크 디자인 학교 (College of Danish Design) 를 거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고 (Chambre Syndicale de la Couture Parisienne) 졸업 후엔 갈리아노가 이끄는 디오르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유학이라는 건 언제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닌데요. 거기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그러니까 그 모든 것은, 덴마크 디자인 학교에서 시작되었어요. 저는 그 때 크레이프 드 신 (프랑스 비단의 일종) 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옷에 진주를 달고 있을 때, 교수님이 다가와 제게 말했죠. 그러지 말고, 파리에 직접 가보는 건 어때? 그리고 저는 그 순간,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 거예요.

3년을 더 배운 후에, 저는 정말로 파리로 떠났습니다. 쿠튀르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 진실에 목이 말라 있었죠. 파리에서의 시간은 네, 거칠고 매일이 도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 있는 시간이었어요.

이를테면요?

교수님들은 굉장히 유능하고, 또한 훈련되어 있었죠. 지방시나 디오르, 혹은 입 생 로랑에서 35년이나 일한 분도 계셨거든요. 실제로 저는 파리에서, 옷을 만드는 기술과 그 구조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쿠튀르는, 그 무엇보다도 노하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의상이 완벽하지 않으면 선생님은 그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어요. 그러면 저는 완벽해질 때까지 그 옷을 다시 만들어야 했죠. 분명히 힘든 시절이었지만, 학교 밖 쿠튀르의 현실은 보다 냉혹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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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엔 디오르에 입사하셨는데요. 특별히 그곳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요. 

고급 여성복에서 중요한 건, 노하우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노하우와 기술은 남성복에도 발전시켜 접목할 수 있지요. 기술을 배웠다곤 하지만, 동시에 남성복을 다루는 방식 또한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후엔 Delphine Murat 하우스를 거쳐, 덴마크의 ICCompanys 에 입사하셨습니다. 귀국에 혹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파리의 오트 쿠튀르에서 일하는 건 실무적인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그러나 동시에,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매우 힘든 시기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파리에 있는 동안 항상 그리워했던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 곁에서 조금은 '평온하게' 생활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 때 마침 이곳 코펜하겐에서, 조금 더 상업적으로 현대 패션 산업을 운용할 수 있는 제안이 와서, 귀국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셨는데요. 남다른 포부가 있었을 듯합니다.    Christian Westphal 이라는 브랜드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그리고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 말씀하여주세요.

Christian Westphal 은 젊음과 품격이 공존하는 도회적인 느낌의 남성복 브랜드입니다.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남성복을 답답한 제복이 아니라 혁신적인 작품으로서 개량하는 것이죠. 오트 쿠튀르에서 터득한 법칙들을 더욱 발전시켜서, 실루엣뿐만 아니라 작은 디테일 하나에까지 남성복에 맞게 적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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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입니까.

좋은 디자인은 실용적입니다. 좋은 디자인은 아름답고, 또한 기발하지요. 좋은 디자인은 우리를 자극합니다. 창조의 순간, 혁신적으로 사고할 때 비로소, 좋은 디자인은 탄생합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디자이너가 있나요?

어쩌면 당연하게도, 입 생 로랑입니다. 다행히 제가 파리에 있을 때, 그러니까 당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그의 개 두 마리를 끌고 산책하는 것을 길에서 뵌 적 있어요. 99년도에는 YSL 에서 짧은 인턴 생활도 한 적 있고요. 

특별히 그를 존경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그는 패션의 세계를 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그의 스타일은, 전통적인 재봉과 완벽한 실루엣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동시에 소재나 재단에 있어서의 혁신은 이 세계 그 누구와도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과감한 것이었죠. 그는 여성을 보다 자유롭게 만들었고, 강한 여성을 더욱 강하게, 더욱 섹시하고 화려하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가장 럭셔리하고 비범하며 노련한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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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 감사합니다. 그리고 괜찮다면, 당신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알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당신은 어린 시절, 무엇을 꿈꾸는 소년이었나요.

저는 코펜하겐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매우 학구적인 가정이었죠. 할아버지는 성직자이면서 동시에, 예술가였습니다. 예술에 관한 전시가 열릴 때마다 저를 데려가서는, 이것이 진짜 영양분이라며 나의 영혼에 담아 주었죠.

그땐 동물을 너무 사랑해서 동물원에서 일하고도 싶었고요, 건축가나 예술가를 꿈꾸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제가 예술을 해서 먹고 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그걸 반대로 증명하기 위해 예술을 택했던 것입니다.

저는 언제나 패션을 사랑했어요. 패션쇼를 처음 본 건 열다섯 살 때였는데, 충격을 받았지요. 그 순간 저는 제가 정말로 해야 하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패션 학교에 지원하였습니다.

네. 그러면 마지막으로, 지금 다시 그 시작 단계를 보내고 있을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기량을 갈고 닦아야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재단을 하고 재봉을 하는 그 모든 것을 배웠을 때, 미지의 세계가 열릴 거예요. 그러면 자신의 디자인을 믿고, 그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절대로, 카피를 해선 안돼요. 다른 사람의 발자취만 따라가다 보면, 절대로 추월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네. 말씀 감사하고요. 이번 컬렉션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따라 진짜 영양분을 마시며 동물원에서 일하길 꿈꾸는 어린 아이와, 컬렉션을 처음 보고 충격에 빠진 소년과, 조심스럽게 유학을 꿈꾸고 있을 대학생,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의 작품이 갈기갈기 찢겨지는 걸 보며 눈물을 참고 있을 그 모든 유학생들이 해피 엔드이기를. 마음 속 깊은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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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자료 제공 : www.christianwestphal.com

* 진행 : 전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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